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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시 MSN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끼리 가장 자주 주고받는 메시지 중 하나는 이런 거다.
"야, 뭐 재밌는 거 없냐?""없어.""개X."
이렇게 우리는 항상 재미를 추구하지만 정작 재미가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해 탐구해 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재미란 말 그대로 재미있는 것이고, 너무나 일상적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또 재미란 개념은 무척 광범위하고 특히나 개인마다 각기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그렇지 않은 게 더 이상한 일이다) 하나로 묶어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앞서 든 예, 친구들 간에 일상적으로 뭐 재밌는 거 없냐고 물었을 때의 재미는 자극을 의미한다. 무료한 뇌를 일깨워 줄 자극. 이 책,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을 읽으며 나는 뜬금없이 군대에 있던 시절을 떠올렸다. 챗바퀴처럼 같은 일과가 반복되는 매일, 항상 같은 사람과 24시간을 보내다 보면 무료함에 온몸이 젖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군인들이 TV에 빠지는 것은, 그 정도의 자극도 익숙치 않은 생활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전역해서까지 맥심을 구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프 코스터는 재미란 뇌내의 화학 작용이라고 말한다. 자극을 받은 뇌가 분비하는 엔돌핀, 우리가 느끼는 재미란 감정은 엔돌핀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뇌는, 그 자극을 받아들이고 학습하는 것을 '즐거움'이라는 감정으로 인식하게 된다니 재미란 알고 보면 다소 실망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현상에 불과하다. 어쨌든 우리가 재미를 느끼고 즐거워하는 감정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니까. 저자 역시 재미의 발현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으로 말하고자 함은, 재미와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고래로부터 많은 매체들이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나타났다. 그 중 어떤 것은 발전하여 명맥을 이어오고, 또 어떤 것은 본래 기능을 잃거나 다른 매체에게 고유 영역을 빼앗기고 사라져 갔다. 우리가 지금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들 대부분이 당대에는 크게 대접받지 못했던 사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클래식은 당대 귀족들의 대중 음악이었고 회화나 조각 역시 자본가들의 허영을 채워주는 필요에 의해 발달했다. 게임 역시 그들과 다를 게 없다. 사람들에게 재미를 제공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기능이니, 게임을 제작한다는 것은 그에 걸맞은 책임감이 있는 동시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참 생뚱맞기는- -.;;
결말은 다소 실망스럽지만 어쨌든 재미에 관한 고찰은 음미해 볼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일을 하며 어떻게 이 게임에 재미 요소를 어떻게 더할 수 있을지, 계속 참고해 나가야 할 부분도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