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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09/12/11 16:18
쾌도난마 한국경제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장하준 (부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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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서&리뷰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약 3개월이 흘렀다. 권수로는 24권 정도이니 날짜에 비하면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양이다. 하지만 돌이켜 봤을 때 이 3개월간 읽은 책들은 그간 나의 독서력(?)에서 가장 특이한 부분으로 남을 듯 하다. 그 이유가 무엇인고 하니 근 3개월간 읽은 책들의 성격이 이전 30여년(!) 동안 읽어 온 책들과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만 읽고 취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영역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달까? 그러니 최근 읽은 책들은 상당히 특이한 경험이라고 하겠는데 이 '쾌도난마 한국경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존재한다 하겠다.

한 사람의 사회자와 두 사람의 패널, 세 사람의 좌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책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신자유주의'이다. '신자유주의'는 현 세계 경제를 상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용어일 텐데, 그 개념에 대한 혼동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혼란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 역시 언론을 통해 피상적으로 접했을 뿐,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명확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저 막연히 단어가 가지고 있는 함의를 떠올려 가며 혹은 신문기사나 칼럼 등에서 얻은 얕은 지식으로 신자유주의를 멋대로 조립했을 뿐이다.

책의 전반부는 과거를 조망하는 내용으로, 후반부는 미래를 전망하고 현재를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채워져 있다.

경제를 다루면서 과거를 볼 때, 우리는 항상 떨칠 수 없는 망령과 마주하게 된다. 박정희라는 이름의 이 망령은 그 실체보다 몇 배나 큰 아우라를 뿌리고 있어 똑바로 보기가 어렵다. 박정희에 관한 글들은 많았지만 대부분 감정에 치우쳐, 혹은 공과 과를 혼동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더 큰 의문을 품게 만들기 일쑤였다. 대체적으로 공을 논하는 자는 과를 묻으려 하고, 과를 논하는 자는 공을 깎아내리려 한달까? 그러나 이 책에서, 장하준과 정승일이라는 두 사람의 경제학자는 박정희라는 망령의 실체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물론 내가 문외한이라서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객관적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확실히 보인다). 내가 박정희에 관해 품었던 가장 큰 오해는, 그가 반공을 부르짖었다 하여 그의 경제정책조차 서구 자본주의에 입각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의 업적이 상당 부분 노동자들을 쥐어짜 이뤄낸 것들이니 그런 부분에서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존의 내 짧은 견해였는데 저자들의 깔끔한 정리로 그러한 오해를 풀 수 있었다. 물론 그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고울 수 없지만, 적어도 경제에 관해서는.. 노동자의 희생 없이 경제 발전을 이룩한 사례가 없다는 것은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나라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막연하나마 평소 품어왔던 생각과 크게 반하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나 의외였던 것은 노동조합이 강한 나라(여기서는 주로 스웨덴을 예로 든다)의 경제가 세계적으로 탄탄하다는 것이었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우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시장과 자본, 대중에 전적으로 맡겨 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 알고 있는데, 아직도 그 믿음을 버리지 못하고 공기업들을 민영화하고 국가를 기업 다루듯 하는 누군가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후반부를 읽으면서 문득 울티마 온라인을 떠올렸다. 유저에게 주어진 너무나 큰 자유를 기반으로 수많은 창의성이 발현되어 화제가 됐던, 그래서 한 번도 플레이해보지 않았던 나도 동경해 마지않았던 울티마 온라인. 그러나 그 무제한에 가까운 자유가 결국은 유저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곱씹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는 인간이 이룬 생활양태의 본질적인 부분과 맞닿아 있을 텐데, 인간이 자유로이 살 수 있다면 지금처럼 무리를 이루고 사회를 만들어 살아갈 필요가 있었을까? 어쩌면 군집생활이라는 이 생활 양식이, 무한한 자유가 주어졌을 때 공멸하고 마는 인간의 한계를 일찌감치 역설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이 나온 당시는 노무현 정부 시절로, 공도 많았지만 경제적으로 과도 많았던 때다. 나도 고인을 좋아했지만 과는 과라고 말할 수 있어야지. 하지만 그 대안으로 택하여진 지금 정부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 특히나 최근 흐지부지된 철도 노조 파업이 책 속의 노동 운동 부분과 겹치면서, 4년이 흘렀지만 변한 게 없고 오히려 더 뒷걸음질친 것은 아닌지 걱정만 된다.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1/28 11:03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카테고리 컴퓨터/IT
지은이 라프 코스터 (디지털미디어리서치,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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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시 MSN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끼리 가장 자주 주고받는 메시지 중 하나는 이런 거다.
"야, 뭐 재밌는 거 없냐?""없어.""개X."
이렇게 우리는 항상 재미를 추구하지만 정작 재미가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해 탐구해 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재미란 말 그대로 재미있는 것이고, 너무나 일상적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또 재미란 개념은 무척 광범위하고 특히나 개인마다 각기 다른 정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그렇지 않은 게 더 이상한 일이다) 하나로 묶어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앞서 든 예, 친구들 간에 일상적으로 뭐 재밌는 거 없냐고 물었을 때의 재미는 자극을 의미한다. 무료한 뇌를 일깨워 줄 자극. 이 책,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을 읽으며 나는 뜬금없이 군대에 있던 시절을 떠올렸다. 챗바퀴처럼 같은 일과가 반복되는 매일, 항상 같은 사람과 24시간을 보내다 보면 무료함에 온몸이 젖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군인들이 TV에 빠지는 것은, 그 정도의 자극도 익숙치 않은 생활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전역해서까지 맥심을 구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프 코스터는 재미란 뇌내의 화학 작용이라고 말한다. 자극을 받은 뇌가 분비하는 엔돌핀, 우리가 느끼는 재미란 감정은 엔돌핀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뇌는, 그 자극을 받아들이고 학습하는 것을 '즐거움'이라는 감정으로 인식하게 된다니 재미란 알고 보면 다소 실망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현상에 불과하다. 어쨌든 우리가 재미를 느끼고 즐거워하는 감정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니까. 저자 역시 재미의 발현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저자가 이 책으로 말하고자 함은, 재미와 재미를 제공하는 게임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고래로부터 많은 매체들이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나타났다. 그 중 어떤 것은 발전하여 명맥을 이어오고, 또 어떤 것은 본래 기능을 잃거나 다른 매체에게 고유 영역을 빼앗기고 사라져 갔다. 우리가 지금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들 대부분이 당대에는 크게 대접받지 못했던 사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클래식은 당대 귀족들의 대중 음악이었고 회화나 조각 역시 자본가들의 허영을 채워주는 필요에 의해 발달했다. 게임 역시 그들과 다를 게 없다. 사람들에게 재미를 제공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기능이니, 게임을 제작한다는 것은 그에 걸맞은 책임감이 있는 동시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참 생뚱맞기는- -.;;

결말은 다소 실망스럽지만 어쨌든 재미에 관한 고찰은 음미해 볼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일을 하며 어떻게 이 게임에 재미 요소를 어떻게 더할 수 있을지, 계속 참고해 나가야 할 부분도 있고.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1/27 22:27
 
누드글쓰기: 핵심을 찌르는 비즈니스 문서 작성법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김용무 (팜파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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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들의 글쓰기 능력 향상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처음 실장님의 제안에 알겠다고 했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막막한 게 사실이었다. 나 역시 창작 이론 등 정식으로 배운 글쓰기가 아니라 상당 부분 감각에 의지해 가며 쓰는 형편이다 보니.. 단순히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가장 기본적인 말 밖에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고 어디까지나 이 '다독, 다작, 다상량'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능력이 어떤 창작이 아니라, 기본적인 글쓰기의 스킬이라고 할 때에는 좀 더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은지. 내가 체득하고 있는 것의 핵심을 끄집어 이론화 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그러한 생각에 무작정 '글쓰기'라는 키워드로 검색해서 찾아본 책 중 하나가 바로 이 '누드글쓰기'라는 책이었다.

누드 글쓰기라는 제목의 'NUDE'는 상당히 중의적인 표현인데, 단어 그대로 발가벗은 것 처럼 훤히 들여다 보이는 글을 써야 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글이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수단이고, 우리가 아주 난해한 예술을 하지 않는 이상 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이쓴 글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 책의 저자가 의도한 의미는 '뉴클리어(핵심)+디자인(기획)'으로 글쓰기를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 글쓰기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있었다. 특히 우리의 경우, 리뷰는 단순히 책을 읽고 감상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스킬을 올리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요 수단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리뷰를 쓰면서 범하기 쉬운 잘못(단순한 내용의 요약, 정리 등)을 피할 수 있을지, 내 나름대로의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물론 다음의 내용들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고 평소에도 수없이 듣는 이야기다. 그러나 무엇 해라, 무엇 해야 한다라고 그때그때 단편적으로 듣는 것과, 하나의 목적을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과는 또 다른 감상일 것이다.

<김준세샤르매은式 리뷰 쓰기>
첫째. 리뷰의 형식은 자유롭고 다양하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은 단순한 내용의 요약, 소개는 지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메모가 필요하다. 다 읽고 나서가 아니라, 어떻게든 읽으면서 그때그때 메모하는 버릇을 들이자.
 -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파악,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감상, 경험을 적용해 본다.
 - 적게는 네다섯, 많게는 십여 개의 챕터 중에서도 자신의 관심사나 특별히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발견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관심이 있다는 것은 평소에도 여러 번 그에 대해 생각해 왔다는 뜻으로, 자연히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진다. 그러한 소재를 활용하면 글이 좀 더 디테일해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둘째. 리뷰 작성에도 기획이 필요하다.
 - 사전에 메모했던 것들을 나열하고, 찬찬히 읽어본다.
 - 메모를 통해 책 내용과 감상을 되살려 보고, 일단 쓰고자 하는 리뷰의 '결론'을 정한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면 먼저 파악한 책의 주제를 결론으로 삼아보자.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은! 그렇게 책의 주제를 순순히 따라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이야기가 튀어나오게 된다. 그것이 주제와 반대이든, 혹은 동의이든.
 - 나만의 결론은 곧 리뷰의 핵심 메시지이다. 이제 이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결론을 향해 글을 기획해 본다(학교에서는 개요짜기라고 배웠을 것이다). 이미 내린 결론을 향해 글을 쓰는 것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쉽게 느껴질 것이다.

일단 글쓰기에 관한 책을 세 권 주문했는데, 그 중 우리에게 적합한 것이랄까? 우리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집어낸 책이 이 '누드글쓰기'라고 나는 판단해서 추천까지 하게 되었다. 단순히 이 주의 필독서로 끝내지 말고, 손 닿는 곳에 두고 언제든지 다시 보고 곱씹어 가며 글쓰기 능력을 향상해 보자.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1/14 09:39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설흔 (예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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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나 실용서요.'라며 한껏 무게를 잡고 있는 제목이다.
하지만 웬걸,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소설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것도 꽤나 어려운 액자식 구성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술술 읽히는 재미까지 갖추고서 말이다.

소설 형식을 갖춘 실용서들은 이 책 이전에도 몇 권인가 읽은 적이 있다. 우리가 함께 읽었던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도 그렇고,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인 'The GOAL'이라든가 '피드백 이야기'라든가.. 따져보니 세 권 뿐이긴 하다만. 어쨌든 이 세 권의 책이 나에게 심어준 실용소설의 이미지란, 말 그대로 '실용'이 소설에 앞선 것이었다. 모두 읽어봤을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를 예로 들자면, 이 책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 요소와 그 해결책은 다 '마케팅'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마케팅 기법을 설명하기 위한 인위적인 상황-케이스를 마련해 놓고 그 안에 캐릭터를 던져넣었다고나 할까? 자연히 인물은 평면적이고, 갈등은 평이하다. 따라서 갈등이 해소되는 순간, 나는 '소설'에서 기대하는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명쾌함만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문제지 뒤의 정답을 보는 기분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는 '글쓰기'라는 주제를 철저히 소재로 활용한다.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와 달리 캐릭터는 입체적이고 갈등은 첨예하다. 실재와 허구가 교묘히 섞여 있어 그 맛이 더하다. 이 책에서는 실용이 '소설' 뒤로 숨은 것이다. 글쓰기 지침서가 되고자 하는 책의 목적이 흐려지거나 빗나가는 법이 없다. 작가의 글솜씨도 글솜씨거니와 철저한 기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작품이다.

연암에게 배울 글쓰기는 크게 여섯 가지 항목이다(책 뒷표지에 나와있다).

1. 정밀하게 독서하라
2. 관찰(인식)하고 통찰(본질)하라
3.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
4. 관점과 관점 사이를 꿰뚫는 '사이'의 통합적 관점을 만들라
5. 11가지 실전수칙을 실천하라
6. 분발심을 잊지 말라

물론 나도 이것들을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어떻게 보조해야 다른 분들의 글쓰기 능력이 향상될까 고민하다 보니 자연히 이 네 가지 항목도 곧이곧대로 보이지는 않는다. 1, 6번은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2, 3, 4, 5번은 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둥 말이다. 사실 나도 글을 체계적으로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라든가 타인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기에 한참 부족하다. 해서 최근 글쓰기 관련 책들을 보며 개인적으로 체계를 잡아 보는 중인데 이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는 그런 책들 가운데서도 꽤 고급에 속하지 않나 싶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반년 뒤, 일 년 뒤에 다시 읽으면 지금과 또 다른 감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1/14 08:45
성공과 좌절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무현 (학고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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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무현 전대통령의 못 다 쓴 회고록이라는 표지의 문구처럼 이 책은 미완성인 채로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미완성이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책인지도 모른다. 살아있었더라면. 그랬다면 그는 여전히  언론과 정적들에 의해 짓밟히고 매도당하며 한 권의 책도 마음대로 낼 수 없는 처지였을 테니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잠시 기억을 더듬어 봤다.
돌이켜보면 참 순진하게도, 나는 노무현의 당선을 확신하고 있었다. 정몽준과의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한나라당과 이회창은 그리 막강했건만, 나는 어떠한 열기 속에서 이것이 결코 막거나 돌릴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었다. 우스갯 소리로 '2002년은 역전승의 해였으니 마무리도 멋지게 역전으로 끝낼 것이다' 라는 글을 모 스포츠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물론 그 해의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의 결과가 한 해에 일어나기 어려운 게 맞기는 했다. 이탈리아를 2-1로 역전하고 그 기세를 몰아 월드컵 4강에 올랐던 그 해, 삼성은 그토록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타이틀을 손에 넣었으니까 말이다. 그것도 9회말 3점 차를 역전한 백투백 홈런으로.

아직까지도 나는 노무현의 당선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월드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축구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이라는 말은 아니다. 정확히는 월드컵을 계기로 피어난 거리 응원 문화를 말함이다.

거리 응원이라는 현상에 대한 연구는 미칠 듯이 많이 나와 있어 여기서 굳이 그런 것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거리 응원이 단순히 규모의 차원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광장에 나온 사람들은 하나의 색, 하나의 구호 아래 연대감을 느끼고 통일감을 느꼈겠지만 그 고양감이 어느 집단(당시 언론의 고정 레퍼토리였던 민족이라든가)의 소속감에 그친 것은 아니었다. 거리 응원을 통해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시대의 한 가운데, 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장이며 이제껏 주변에서 객체(客體)로  머물렀던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주체(主體)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던 것이다. 그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했든간에.

다른 사람들까지 언급할 깜냥은 안 되고, 순전히 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불행하게도 앞서 말한 의식은 당시 발현했을 뿐, 가시적인 성과에 가로막혀 지속적으로 자라나지 못했던 것 같다. 바로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달콤한 결과에 취해, 혹은 그것이 시작이 아니라 결실이라는 착각을 한 순간 말이다.

그렇게 대통령을 만들었다, 노무현이라는 괜찮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결과에 만족한 순간, 나는 스스로 주체에서 다시 객체로 물러난 것이다. 내가 한 걸음 물러났을 때 노무현의 실패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가마꾼이 가마를 들어올렸다면, 그 위에 탄 사람은 당연히 가마가 앞으로 갈 것이라고 기대했을 테니 말이다. 그렇게 기대했기 때문에 노무현은 스스로 새 시대의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희망했을 것이다. 특출난, 말하자면 몇몇 정치 '영웅'에 기대는 구시대를 벗어나 민주주의 이상에 좀 더 다가간 새 시대를 말이다.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노무현은 좌절하는 대신 생각을 바꾸었다. 스스로 구시대의 마지막 사람이 되겠다고. 그 참담한 심정이,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붙들겠다는 의지가 바로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1부의 제목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정치인으로서, 우상으로서의 노무현은 버려야 한다. 중요한 일이다. 그가 자살했기에, 하나의 아이콘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전장이나 다름없는 선거판, 정치판에서는 그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하나 우리 시민들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그것이 메이져 언론이 만들어낸 부정적 아이콘이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통해 이루어진 신화적 아이콘이든. 우리 안에 거대한 우상을 치우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한 걸음 내딛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인간 노무현은 잊지 못할 것이다.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0/23 23:01

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아라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존 스포엘스트라 (21세기북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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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에게 얼음을 팔아라.
흔히 능력 있는 샐러리맨(=영업사원)을 이야기할 때 쓰이는 대표적인 관용구다. 남극에서 에어컨을 팔 수 있다든지 중동 사막에서 보일러를 팔 수 있다든지.. 하지만 유명한 말인 만큼 식상한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의 취향이야 천차만별이라지만, 적어도 나라면 제목만큼이나 구태의연한 내용이겠거니 하며 펼쳐 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목에서 오는 선입견은 책 날개에서부터 부서지고 말았으니.. 저자가 무려 NBA 팀의 최고경영자 출신이라는 게 아닌가! 스포츠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경영이라든가 팀 운영도 재미있을 거라고(FM은 하면 안 되는 게임이죠, 예) 생각해 오던 터라 책 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자마자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물론 그런 기대만큼 NBA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당연하게도 이 책의 세일즈 포인트는 NBA팀 운영의 특별함이 아니라 저자가 써먹은 '점프 마케팅'이 다른 분야에서도 유효할 거라는 보편성에 있었으니 내 기대가 헛된 것이긴 했다 ㅎㅎ.;;) 현장에서 막 건져낸 듯 마케팅에 관한 싱싱한 경험담들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출근길 지하철이 짧게만 느껴질 정도였다.

저자는 5년간 팀 성적 뿐 아니라 흥행 수입에서도 리그 꼴지를 놓치지 않던 뉴저지 넷츠의 최고경영자로 부임하면서 그가 정립해 온 '점프 마케팅'이라는 방식을 도입,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넷츠를 지역의 인기 팀으로 만들어 놓는다.
'점프 마케팅'의 원칙은 책 말미에 18가지로 정리되어 있으니 여기에서 전부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 원칙 중 마지막 18번째 원칙은 반드시 따로 언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점프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 회사에 맞게 만들어라'이다.

프로스포츠팀과 현지화 업체. 한 눈으로 봐도 공통점이라고는 찾기 힘들다. 게다가 점프 마케팅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두는 부분은 '영업'인데 우리는 영업과는 거리가 머니.. 하지만 대입이라는 것은 꼭 일 대 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내가 대입해 볼 것은 뉴저지 넷츠가 아니라 바로 저자 자신이었으니까. 저자는 이전에도 포틀랜드 블레이져스를 훌륭히 경영한 경험이 있고, 그를 바탕으로 뉴저지 넷츠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취임한 것이다. 그래, 우리 역시 완미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삼온라인과 주선을 맡지 않았던가? 이 책의 첫 섹션 제목이 '꼴찌 상품 1등으로 판다'인데 이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이 어디 있겠냔 말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꼴찌 상품을 파는 3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목표 시장 선정 : 시장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
2. 상품 홍보 전략 : 더 좋은 것보다는 유일하게 좋은 것에 집중하라
3. 초점 맞추기 : 차별화가 가능한 곳에 초점을 맞춰라
물론 주선 온라인은 꼴찌 상품이 아니다. 중국에서의 실적도 있고, 2.0의 깔끔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는 국내 유저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저 3가지 전략은, 꼴찌에게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1등 상품이 아니라면, 아니,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상품이 아니라면 저 전략들이 충분히 유효한 것이다.
저 3가지 전략, 더 나아가 이 책 전반을 유심히 읽어봐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주선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상품만이 우리의 작업 대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주선이 100이라면, 언젠가 10, 20의 퀄리티를 가진 게임도 작업할 때가 올 것이다. 물론 지금은 주선같이 방대한 게임을 멋지게 현지화하는 역량이 먼저겠지만, 10이나 20의 퀄리티를 가진 게임을 40, 50으로 끌어올리는 역량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어쩌면 후자 쪽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100짜리 게임을 200으로 만들긴 어렵겠지만, 10이나 20짜리 게임을 40, 50으로 만들기는 상대적으로 쉬울 테니까 말이다. 내가 고객이라면 전자보다 후자에서 더 감동을 느낄 것 같기도 하고.

읽다 보면 저자의 '점프 마케팅'은 마케팅만이 아니라 기업 문화 전반을 향상시키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항상 그렇게 해왔습니다'라는 사람들의 답변을 적색 경고로 받아들였다는 대목이었다. '항상 그렇게 해왔다'라는 것은 곧 지금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이지만 그 관성에 몸을 맡기는 것이 얼마나 달콤한가?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 나도 그 기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몸이 편안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하락이 없으니 마음도 편하다. 하지만 이러다가는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의 저자가 말했듯이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반드시 변해야 한다고, 사소한 것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반드시 지금 상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한 기업(혹은 개인)이 정체에 빠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외에도 비록 영업에 관한 사례들이지만 우리에게 유효한 부분이 여럿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읽으면 또 다른 시각으로 다른 것을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그것이 궁금해졌다. 이 책은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공통도서로 지정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기꺼이 빌려드릴테니 다른 분들도 다들 한 번씩 읽으셨으면 좋겠다.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0/19 20:12
메모의 기술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사카토 켄지 (해바라기,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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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꼭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못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메모하는 습관이다. 특히 나는 책을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지하철 안에서 읽기 때문에 그때그때 책을 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물론 이런 이유도 핑계라면 핑계이겠지만..

이 책의 제목, 메모의 기술 앞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다.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이 짧은 글에 메모라는 행위의 핵심을 잘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 추천사에도 써 있듯이 '손은 제 2의 뇌'라든가, '손은 밖에 나와 있는 뇌'는 모두 메모라는 행위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표현이다.

책을 다 읽고, 나에게 부족한 점을 짚어 본다.

1. 메모하는 습관이 없다.
2. 메모하더라도 그걸로 끝. 다시 보거나 정리하는 일이 드물다.

2번의 경우는 어차피 1번에 종속된 요소다. 그러고 보니 나는 따로 수첩을 들고 다니지 않다는 점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사실 집에는 굴러다니는 수첩이 몇 권인데, 들고 다니다 보면 메모할 일이 없어 놓고 다니게 되고 그러면 또 메모할 일이 생겨.; 곤란한 상황이 돌고 도는 것이다. 최근에는 책의 아이디어가 떠올라.; 가방을 뒤졌는데 메모지로 쓸만 한 놈이 없어서 영수증 여백에다 작은 글씨로 메모했던 적도 있다. 이 얼마나 미련한 짓인가.

집에 가면 수첩부터 찾아서 가방에 넣어둬야 겠다.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0/18 21:49

한국인의 의식구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규태 (신원문화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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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저자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조선일보 이규태하면~ 뭐ㅎㅎ.;) 읽기 전부터 편견이 있었던 책이기도 하다. 게다가 초판 발행일이 1983년이니.. 1990년생이 대학엘 다니는 시대에서 과연 책의 내용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의심 섞인 눈으로 펼쳐 보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기분 나빴던 이유는 논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었다. 본문에서 밝히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와 그로 인해 일어나는 폐해들은 나 또한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인데, 과연 '그래서 어떻다'라는 건지, 그 논조가 명확하질 않은 것이다. 분명히 이런 건 나쁘고 저런 것도 나쁘다. 라고 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은 교묘히 은폐하니 그 의도가 새삼 얄미운 것이다.

각설하고. 지금 세대들에게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도 많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울러 봣을 때, 우리가 유의미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한국인 특유의 '우리' 라는 정서와 다수의 가치를 인정치 아니하고 그 중 하나-대표적으로는 체면-를 최우선시한다는 것. 이 두 가지가 아닌가 싶다. 토요일에 얘기할 때에도 나왔지만 일면 '쩐'을 해 주는 문화가 우리 나라에서만 있다든지..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시행하는 친구 이벤트(소개로 오면 온 사람이나 부른 살마이나 경험치 면에서 보너스를 주는)는 우리 민족의 그러한 특징을 잘 파고든 전략이 아닌가.

무언가 유행을 타면 한 쪽으로 우르르 쏠리는 시장 경향도 이런 정서에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0/18 21:30
컨셉 크리에이터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김근배 (책든사자,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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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도 말했듯이 '컨셉'은 우리가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친숙한 정도와 달리 명확한 뜻을 모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컨셉의 어원을 따져 찾아본 일반적 의미는 '여럿을 붙잡아 하나로 묶은 것' 이라고 하는데, 이 의미로부터 컨셉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통합'을 도출할 수 있다(여기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저자가 아니라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부분임).

저자가 현역 교수라서인지 이 책은 아예 대학 강의 교재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본문도 보면 필기 노트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데, 같은 내용을 한 학기 동안 다니며 강의로 들을 생각을 하면 효과는 떨어질지 몰라도 한 권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의 장점을 새삼 느끼게도 해 준다.

컨셉을 일컬어 '여럿을 붙잡아 하나로 묶은 것' 이라 할 때, 과연 붙잡아야 할 '여럿'이란 무엇일까? 바로 '인간이 감각으로 경험한 내용'이다. 경험하였으되,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하거나 무의식 아래로 잠겨버린 경험들. 우리가 공부하는 목적, 필요로 하는 분야에 맞추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인간이 아니라 소비자일 것이다.

본문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책을 읽은 내 판단을 적어보자면 컨셉이란 '소비자'가 감각으로 경험한 내용을 붙잡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경험, 그러면서도 다수의 소비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을 법한 보편적 경험. 그런 것들을 끄집어 내어 하나로 묶었을 떄 소비자는 그 지나쳐버린 기억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범주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본문에서 마케팅에서의 컨셉을 정의하며 명확히 설명된다.
저자는 마케팅에서의 컨셉이란 '구매해야 할 이유를 설득하기 위한 것' 이라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소비자가 경험할 가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언어로 정리하여 이해하도록 한 것' 이라고 부연 설명한다.

컨셉에 대한 이해는 저 '구매를 유도' 한다는 문장 첫머리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어떤 물건을 살 때의 패턴을 돌이켜 보면 다음과 같다. 당연히 구매하지 않은 제품이기에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이제껏 경험한 바로 미루어,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내 쪽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컨셉이 수행하는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앞서 말했지만 이 책은 거의 대학 강의 교재 혹은 그에 준하는 깊이가 있는 듯 하다. 2주일동안 읽었지만 솔직히 실제로 읽고 생각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서 좀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Posted by 김준세
분류없음2009/10/09 20:33
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우치다 카즈나리 (3MECCA.COM,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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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을 세워놓고 실험으로 그를 검증해 나가는 방법이, 우리가 과학 하면 떠올리는 데이터 수집 후 분석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익히 들어 아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때에는 단순히 자연과학계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방법이 컨설팅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들려준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저자도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가설을 세우고 그를 검증해 나가는 일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는 방법이 아닌가?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렇다면 이 가설사고 방법은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적용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가설이 아니다. 주선  현지화 작업 중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가? 하지만 실장님이 짚어주셨던 것 처럼 반복작업을 하다 보면 목적 의식을 상실할 때가 온다. 정작 나 자신도 보스몹 드랍아이템 조사할 때 기껏 가설을 세워놓고, 기어코 그를 완벽히 증명하겠다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던가?

책에서 말하는 가설사고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1.문제해결 속도가 빨라지고, 2.직관적으로 해답을 찾을 수 있으며, 3.현장의 자극과 경험을 결부시켜 성공도 실패도 모두 문제해결의 중요한 자산으로 축적한다는 것이다.

가설을 세운다는 것은 일단 결론부터 생각한다는 말인데, 이 책에서는 컨설팅을 함에 있어 클라이언트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에도 일단 가설을 세워 내린 결론을 앞세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몇 주 전에 읽은 'THE ONE PAGE PROPOSAL' 을 떠올렸다. 그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인상 깊게 남았던 대목, 바로 기획서의 첫머리에 목표(=결론)를 위치시키라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기획서를 작성하는 행위야말로 가설사고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아닐까?

사실 가설을 세워 생각한다는 것은 내 스스로 가장 취약하다고 여기는 부분이다. 나는 웬만하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지라.. 일상생활 속에서 훈련을 반복한다는 챕터가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물론 다른 책에서도 계속 강조하는 얘기지만. 어쨌든 의식적으로 현상의 전후를 파악하려고 시도해 보는 실천이 필요할 것 같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가설을 세우고 그를 검증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정 시간마다 작업의 목적을 검토하여 주의를 환기할 것! 그렇지 않으면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대략 정신이 멍해질 테니까..= =
Posted by 김준세